이통사와 일하기 (1) IT로 먹고살기






그동안 대략 10년 가까이를 이통사와 일하면서 지내왔다. 이 글은 이전 글인 '안드로이드 앱은 왜 윈도에서 실행이 안되나요?'
(http://biztalk72.egloos.com/5443754)에 이어진 글이다.

먼저 가장 처음 일해본 것은 K통신사가 합병되기전의 회사이다(영문 알파벳 세글자.였.다. 이젠 흡수되었지만)
당시에 WindowCE는 보통 임베디드 분야에서만 사용이 되었는데, 외국에서 가끔 이걸 이용해서 폰을 만들어서 CES 등에서
선보인 적이 있었다. 당시 스마트폰이라고 부를 수 있는 '물건'에 사용되는 OS는 Windows Mobile, Palm OS 정도였다.
뭐 엄밀히 말하면 폰이라고 말하기도 구렸지만.

각설하고 WindowCE를 이용해서 자기 입맛에 맞는 스마트폰을 만들어 보겠다고 K통신사에서는 나름 거창한 프로젝트를
꾸렸고 하드웨어 벤더, 플랫폼 빌딩할 벤더,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할 벤더를 모아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반년간...지지부진하다가 결국 연도가 바뀌어서 담당자들이 싸악 바뀌었다. 그리고 삼개월 동안 인수인계한답시고
일정 날리고 새로 일정을 만들고 남은 예산이 부족하니 추가 예산 작성하고 뭐든지 새롭게 시작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삐걱거리다가 계속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일단 하드웨어 개발하기로 한 벤더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급격하게 인원을 불렸다. 이전에 Compaq PDA에 껍데기처럼 씌워서
CDMA 통화를 가능케 하던 장비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 장비를 만든 회사를 욕 많이 했을 것이다. 자주 통화가 끊기고
배터리도 엄청 잡아먹는 - 물론 OS 문제도 있었긴 하지만 - 그 후진 장비를 만든 회사가 하드웨어를 담당해서 개발자를
엄청 늘렸다. 그러다 연도가 넘어가면서 돈은 딸리고 K통신사의 새 담당자쪽에서는 인수인계가 안 끝났으니 자금 지급을
할 수 없다 하여 결국 회사가 휘청휘청하고 개발자들이 우르르 도망가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3개월 후에 일부 자금이 지급되고
인력을 수배하여 계속(일 것 같지만 사실은 새로 하는) 작업을 헀으나 RF 문제가 엄청 심각했었다.

물론 디바이스 자체의 디자인은 뭐라 말 할 수 없는 정도였다. 음..기억해보면 400x324에 당시 유행하던 폴더에 스위블까지
섞어서 폰 자체 두께가 거짓말 살짝 보태서 김밤 한줄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구 설계, RF 설계, 회로 설계 등 각종 문제가
겹쳐서 리비전할때마다 새로운 하드웨어가 나왔을 정도였다.

다른 문제는 플랫폼 빌딩하는 벤더였다. 이 벤더도 사실 위의 하드웨어 벤더가 하기로 해서 일부 진행했다가 역시 K통신사의
신규 담당자가 오면서 자기가 아는 업체를 끌고 들어와서 바뀐 케이스였다. 당시 WindowCE 3.0은 안정성, 기능, 사이즈 모든 면이
지금의 임베디드 OS와는 수준이 틀려서 제대로 빌드한 경우에도 롬사이즈도 크거나 최적화 안된 경우가 많았다. 더구나
하드웨어도 불안정한 상황이니 말 다한거지 뭐 ....

그나마 SW integration하는 업체는 Window CE 경험도 많고 다양한 분야에서 UI 및 SW를 개발한 경험이 있어서 안정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하는 편이었다. 단! 에뮬레이터 상에서. 그리고 이 업체는 - 사실 다 그렇지만 - 실제 인원은 적은데
할 일은 많아서 1인 3역~4역까지 하면서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라 일정이 조금씩 지연되면서 릴리즈를 하고 있었다.

자, 이런 세가지 상황이 합쳐지니 정말 대단한 결과물이 나오고 말았다!

스위블하려고 상단 LCD를 꺽다가 폰이 부러지기도 하고 상단 LCD의 내외부 LCD에 이미지 출력이 안되기도 하고
배터리 연결부위에서 과열되어서 접점이 녹기도 하는 엄청난 상태(!)를 보기도 하고 WindowCE 자체 버그(당시
Power Management에 문제가 많았다)로 인해 10분만에 폰이 완충상태에서 자동으로 꺼져 버리기도 하고
메뉴 UI 에서 페이지별 트랜지션할때마다 엄청 느렸다. 뭐 CDMA 모듈과 연결되는 RIL(Radio Interface Layer) 문제도
있어서 통화 자체나 SMS에도 다양한 문제가 있는건 거의 애교 수준이었다.

이런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나게 되기 마련인데, K통신사 직원들의 태도는 한결 같았다.
밤새워서 고쳐 내고, 안되면 다 너희(업체) 책임이다! 돈 못 줘! 그러면서 해결책을 함께 궁구하지 않고 고고한 존재인 양
기다렸다. 결국 해를 넘겼던 프로젝트가 다시 한 해를 넘기게 되면서 마케팅 포인트와 시기를 놓치고 담당자들이 또 새롭게
바뀌면서 프로젝트는 홀딩 --> 중단의 수순을 밟았다. 당연하게도.

이외에도 6개월 정도 중단기 정도의 프로젝트를 K이통사(예전)와 하면서 느낀 건, 거의 공무원이군 이라는 느낌과
IT 개발 자체를 관공서 하도급 공사 수준으로 생각하고 인력만 밀어넣으면 되고 자기들은 상위 관리자이기 때문에
일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없으나 높은 사람이 한마디만 하면 깨깽하면서 보여 주는 것에만 집중한다는 인상이었다.

사실 그래서 그때부터 K이통사 핸폰 안 썼다. 사실이다. ㅋㅋㅋ

아 퇴근 시간 다 되어 쓰려니 글이 아무래도 날림이다....수정해야겠다...

그외 L이통사, S이통사, 그리고 최근 K통신사(유선+무선)는 차례대로 써봐야 겠다.